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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운전을 위한 정속주행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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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차량기술법인 작성일15-08-06 14:26 조회9,802회 댓글0건

경제운전을 위한 정속주행의 조건

요즘 신문이나 방송에서 언급되는 단골 뉴스는 고유가와 에너지 절약이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고유가의 충격파에 연일 새로운 에너지 절약 대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자동차 교통에서도 한 동안 뜸했던 카풀(car pool)이 등장하고, 공공기관의 승용차 요일제 운행이 숨 가쁘게 홀짝제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고유가로 인해 운전자에게 각인된 또 하나의 키워드는 “경제적”이다. 경제적인 차량, 경제적인 운전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한 동안 홀대받던 경차가 신차거래 뿐만 아니라 중고차 시장에서도 귀한 대접을 받기 시작했고, 경제운전은 안전운전 만큼이나 중요한 운전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에 오르내리는 경제운전의 내용은 우리가 오래 전부터 익히 알고 있는 정보와 별반 다르지 않다. 불필요한 공회전 금지, 장시간 정차시 엔진 정지, 불필요한 화물적재 줄이기, 급가속과 급제동 안하기, 정속주행 등으로, 문제는 실천 여부 일 것이다. 한 가지라도 몸에 밴 습관적인 실천이 중요하다.  

경제운전의 내용 중 경제속도나 정속주행에 대해서는 올바른 이해가 다소 미흡한 듯 하다. 필자가 자동차 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경제운전을 위한 정속주행이란 무엇입니까?”라고 질문해 보면 대부분의 운전자는 주행속도 범위가 60km/h, 혹은 70km/h 내지 80km/h로 주행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완전히 틀린 대답은 아니다. 하지만 경제운전은 동일한 이동거리를 주행할 때 소모되는 연료의 양을 최대한 적게 하거나 혹은 동일한 연료를 사용하여 최대한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는 운전이므로, 경제속도나 정속주행을 이야기 할 때 주행속도 하나만으로는 정확한 의미를 전달하기 어렵다. 경제속도나 정속주행은 차량의 엔진회전수(RPM; 분당회전수)와 변속기어, 주행속도를 조합한 개념으로 이해해야 하며, 엄격히 보면 주행속도는 단지 차량의 엔진회전수와 변속기어의 변화에 따라 나타나는 종속변수일 뿐이다.

엔진회전수는 차량의 연비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밟는 정도에 비례하여 연료의 소모량은 증가하고 동시에 엔진회전수는 높아지기 때문에  가능한 주행영역에서 엔진회전수는 낮을수록 연비에 유리하다. 그러나 엔진회전수가 너무 낮으면 주행에 필요한 충분한 구동력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일정한 회전수 이상을 유지해야만 한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조건을 만족시키면서 최적의 연비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엔진회전수는 차종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약 2000~2500 RPM이다. 다만, 상대적으로 엔진의 출력성능에 여유가 있는 고출력 차량은 주행영역 엔진회전수 범위를 이 보다 다소 낮출 수 있고, 출력성능이 낮은 경차는 다소 높게 나타날 수 있다. 물론 경차의 주행영역 엔진회전수가 상대적으로 높지만 다른 중․대형 자동차에 비해 엔진의 배기량 자체가 매우 작아 평균 연비 측면에서 가장 우수하다는 점은 주지하는 바와 같다.

변속레버는 자동차의 속도와 구동력(토크)을 제어하는 운전 기구로 운전자는 도로의 상황이나 주행조건에 따라 적절한 변속 위치를 선택하게 된다. 변속레버의 1단은 감속비가 큰 영역으로 큰 구동력을 발생시키는데 유리하고, 감속비가 가장 작은 최상단의 4단 또는 5단은 구동력이 비록 낮지만 높은 주행속도가 가능하므로 연비를 높이는데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동일한 조건에서 변속 기어비가 3:1인 1단 변속상태에서 20km/h 주행하는 차량을 기어비가 1:1인 4단 변속상태로 변환시키면 속도를 3배 증속시켜 60km/h로 주행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엔진의 입력축 회전수보다 변속기의 출력축 회전수를 더 높일 수 있는 오버드라이브(O/D ; over drive; 변속비 1.0 이하) 상태로 변속기의 위치를 고정한 채로 주행하면 때 최적의 연비를 달성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자동차의 주행속도는 운전자가 제어 가능한 엔진회전수와 변속기어의 위치 변화에 따라 변화되는데, 일반적인 중소형 승용차에서 차량의 엔진회전수 2000-2500RPM, 변속기어 4단의 위치 상태로 주행할 때의 속도범위를 구하면 근사적으로 약 60-80km/h 정도가 된다. 그러므로 경제운전을 위한 정속주행에서 실제로 중요한 것은 단순한 속도범위가 아니라 최적의 속도특성을 발휘할 수 있는 변속위치에서, 엔진회전수를 주행에 필요한 구동력을 얻는데 무리가 없는 상태로 최대한 낮춰 주행하는 것이다. 주행 여건에 비해 변속기어 위치가 높고, 엔진회전수가 너무 낮으면 출력저하로 인해 엔진이 덜덜거리면서 떨리는 엔진부조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면 경제적인 정속주행을 위해 엔진에 무리가 없으면서 엔진회전수를 최대한 낮춰 주행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정상적인 주행을 방해하는 힘, 즉 주행저항을 최대한 감소시키는 것이다. 대표적인 주행저항에는 타이어와 노면사이에서 발생하는 구름저항, 오르막 도로를 주행할 때의 등판저항, 가속할 때 가속저항, 고속주행시 문제시 되는 공기저항이 있는데, 운전자가 비교적 쉽게 제어 가능한 것은 구름저항과 공기저항이다. 구름저항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차량을 최대한 가벼운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불필요한 화물이나 짐은 최대한 줄이고, 특히 눈에 잘 보이지 않는 트렁크 룸에 불필요한 물건이 있는지 다시 한 번 점점해 보길 바란다. 구름저항과 관련하여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것이 타이어의 공기압 관리다. 공기압이 정상인 손수레를 끌 때와 바람 빠진 손수레를 끌 때의 상황을 가정해 보자. 바람 빠진 손수레를 끌 때 더 많은 힘이 필요하다는 것은 실제 손수레를 끌어보지 않더라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공기압이 부족한 자동차가 동일한 주행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높은 출력(힘)이 필요하고, 출력을 높이기 위해 운전자는 가속페달을 더 세게 밟아야만 한다. 실제 실험에 의해서도 타이어 공기압이 30% 낮은 상태로 연속 주행하면 연비가 10%이상 저하된다고 한다.  또한 자동차가 고속주행할 때의 주행저항 대부분은 공기저항이다. 공기저항은 이론적으로 속도의 제곱의 비례하여 증가하며, 차체의 형상에 따라 다소 다르나 대략적으로 80-100km/h에서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한다. 100km/h를 초과하면 공기력에 의해 비행기처럼 뜨는 양력도 발생하기 시작하므로 연비뿐만 아니라 안전운전 측면에서도 운전이 불안정해 질 수 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장시간 시내주행과 고속도로 주행의 연비 특성을 비교해보면 고속도로 주행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나나 고속도로에서 100km/h를 초과해 무리하게 고속주행하면 오히려 시내주행보다 연비가 떨어지게 된다. 과속은 안전운전 뿐만 아니라 경제운전에서도 치명적이다.

* 참고로 본 칼럼은 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 월간지 "TS-삐뽀삐뽀" 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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