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조사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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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차량기술법인 작성일15-08-06 14:20 조회9,419회 댓글0건본문
교통사고의 원인규명, 초동조사가 중요하다.
교통사고분석은 사고발생에서부터 현장조사, 자료수집·분석, 사고재현 등 일련의 절차를 거쳐 사고 원인(cause)을 찾아내는 과정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따라서 교통사고분석의 신뢰도를 높이고 실체적 원인규명을 위해서는 현장조사의 신속성, 충분한 자료의 수집, 조사자의 분석·재현능력 등이 요구된다. 원인규명을 위한 교통사고의 분석과정을 간략하게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 사고발생 : 사고일시·장소, 사고경위, 사고차량 및 당사자 등의 기초정보기록
■ 현장조사 : 목격자조사, 차량조사, 물리적흔적조사, 현장측정 등의 자료조사
■ 자료수집 및 분석 : 자료의 나열·검증, 충돌전·후 상황의 가정
■ 사고재현 : 충돌전·후 상황의 재현, 인간·차량·도로요인에 대한 검증
■ 원인규명 : 사고재현을 통한 교통사고의 인간·차량·도로의 원인을 도출
교통사고의 충돌전·후 과정은 극히 물리적인 현상에 기초한 것이므로 사고현장에는 사고의 상황을 역추정할 수 있는 파손된 차량이나 피해자의 상태 및 위치, 타이어자국, 노면파인흔적(gouge)과 긁힌흔적(scratch), 충돌파편물, 액체잔존물 등 다양한 물리적 흔적들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러한 물리적흔적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손상형태가 변형되기도 하고, 위치나 문양이 이동되거나 소멸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노면상태나 교통량, 기후 등에 따라 다소 변동성이 있으나 희미하게 나타난 충돌스크럽(collision scrub)이나 요마크(yaw-mark)의 경우 불과 몇 시간이 이내에 소멸되는 경우도 있으며 차량손상의 경우에도 시간의 경과에 따라 녹이 슬기도 하고, 경미한 접촉흔의 경우에는 완전히 소멸되기도 한다. 또한 시간의 경과에 따라 목격자의 확보도 용이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당사자와 더불어 사고상황에 대한 진술의 태도도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신속한 현장조사와 자료수집은 정확한 사고재현을 위한 출발점이다. 구체적으로 시간 경과에 의한 물리적흔적의 소멸이나 변형 유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사람, 차량(이륜차)의 최종정지위치
사람이나 차량의 최종정지위치는 교통상의 장애를 이유로 사고 후 곧바로 다른 장소로 옮겨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때 사고현장에 최종위치를 알 수 있는 표시나 사진촬영을 하지 않은 경우에는 당사자의 기억에 의존하거나 사고당사자의 주장 위치가 다른 경우에는 정확한 정지위치를 특정하기가 곤란하다. 진로변경 중의 경미한 접촉사고에서도 양 차의 위치와 자세에 대한 아무런 증거확보없이 차량을 다른 장소로 옮겼다가 당사자의 주장이 상충되면 억울한 상황에서 진실규명이 곤란할 수도 있다. 최종위치는 충돌시의 자세각이나 충돌전·후 진행궤적를 보완하여 구체화시키고, 더불어 속도산출시에도 반드시 필요한 물리적 요소이기 때문에 교통사고 현장에서는 변동되지 않은 차량이나 보행자 등에 대한 구체적 위치와 자세를 알 수 있는 사진촬영과 위치표시가 중요하다.
타이어자국의 소멸 및 변형
타이어자국은 타이어의 고무재질이 마찰열에 의해 분해되면서 노면에 압착된 흔적으로 기본적으로 노면상태나 교통량, 기후 등 시간의 경과에 따라 소멸되면서 사라지게 된다. 특히 타이어자국 자체가 희미하게 나타나는 스키드마크(skid-mark)의 시점부나 요마크(yaw-mark), 충돌스크럽(collision scrub) 등은 매우 지속성이 약하기 때문에 빠른 시간내에 사진촬영하고, 표시해 두어야만 한다. 또한 교통사고 현장에 다른 타이어자국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경우에는 초기에 사고와 관련된 타이어자국을 명확히 구분해 표시해야만 한다. 시간이 경과한 후에는 타이어자국의 선명도가 저하되고, 다른 물리적흔적들도 모두 옮겨지거나 소멸된 상태이기 때문에 관련된 타이어자국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차량손상의 소멸 및 변형
충돌에 의해 차량에 남겨진 손상흔적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변형되거나 소멸된다. 때때로 사고후에 이동되거나 옮겨진 차량은 아무런 손상 자료의 확보없이 곧바로 수리되거나 폐차되기도 한다. 또한 사고장소에서 옮겨진 차량은 견인시나 보관 중에 파손흔적의 상태가 변형되거나 범퍼(bumper)나 펜더(fender) 등 특정의 파손부가 없어지기도 한다. 차량의 내부손상에서도 변속위치나 등화장치의 조작상태가 변하기도 하며, 탑승자의 혈흔이나 충격흔적이 소멸되거나 변형된다. 충격에 의해 도장부분이 벗겨진 차체의 표면은 공기중에 노출되어 산화(녹발생)됨으로서 변형이 가속된다.
노면마찰자국의 소멸 및 변형
차량의 격한 충돌에서는 충돌부 또는 하체의 금속부분이 지면으로 향하면서 노면과 마찰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사고현장에는 노면이 깊게 패이거나 스친 형태로 마찰자국이 나타나게 된다. 이륜차의 경우에는 반드시 충돌후에 우측이나 좌측으로 넘어지기 때문에 노면마찰자국을 동반하게 된다. 사고초기에 이러한 노면마찰흔적은 비교적 선명하고 뚜렷하기 때문에 구분이 용이하나 시간이 경과하면 노면에 이물질이나 먼지가 쌓이면서 구별이 쉽지 않게 된다. 경미한 긁힌자국(scratch)의 경우에는 곧바로 소멸되기도 하며, 깊고 강하게 패인자국(gouge)도 구분이 어렵거나 다른 노면마찰자국과 겹친 경우에는 더욱 사고관련성을 입증하기 어렵게 된다.
잔존물(debris)의 소멸 및 변형
충돌사고 현장에 떨어지는 잔존물은 파손된 부품, 충격진동에 의해 차량 밑부분에서 떨어진 부착물, 차량내부에서 흘러내린 액상의 흔적 등 다양하다. 이러한 흔적들은 충돌사고 현장에서 차량이 옮겨진 후 곧바로 청소되거나 통행 차량들에 의해 흩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무런 초동조사 없이 강한 우천까지 동반되면 완벽하게 소멸되어 버릴 수도 있다. 특히 액체 잔존물 중 휘발성이 강한 가솔린 연료는 곧바로 공기 중으로 날아가고, 냉각수나 와셔액도 비교적 단 시간내에 지열에 의해 사라져 버린다. 또한 차량에 사용되는 액체들은 고유한 색상을 띠고 있기 때문에 초기에는 액체의 종류를 쉽게 파악할 수 있고, 그 액체가 떨어진 상태나 궤적을 통해 차량의 진행궤적 추정이 가능하나 시간이 경과하면 소멸되거나 변형되고, 특히 다른 차량들이 액상의 흔적들을 밟고 지나가면 사고현장에 복잡한 타이어자국과 액체흔적들이 복잡하여 혼합되어 신속하고, 정밀한 현장조사를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 참고로 본 칼럼은 교통안전공단의 월간지 "KOTSA 교통사고현장"에 게재한 원고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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